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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자기야, 여기 말고 딴 데로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짧지만 강렬했던 10여분간의 격정섹스를 마치자마자 강희연이 공인중개사로서가 아닌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녀의 말인즉슨, 이 집에 귀신이 붙어서 1년 동안 벌써 네 명의 세입자가 계약을 해지했다는 것이다.
“한 두 번이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텐데 네 명다 똑같은 소릴 하잖아. 주변에 유흥가가 있어서 세입자 중에 술집 아가씨들이 많거든. 밤만 되면 웬 남자귀신이 나와서 그…… 자위행위를 한대나 봐. 어우 소름끼쳐.”
나는 강희연의 뒤에 있지만 그녀에게는 보이지 않는 귀신 놈을 슬쩍 쳐다봤다.
녀석은 멋쩍게 웃으며 내 시선을 피했다.
꼬박꼬박 존댓말 써가면서 고상한 척은 존나게 하더니만…….
그러고 보니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저 새끼 저거 내가 섹스하고 있을 때도 옆에서 되게 기분 나쁜 표정으로 딸딸이를 치고 있었다.
살아있을 때 관음증 환자였나.
“사실 1년 전쯤에 여기서 남자 하나가 죽어나갔어. 아무래도 그때 죽은 남자 귀신이 붙은 것 같아.”
아무리 나라고 해도 귀신하고 같이 산다는 건 꽤나 찝찝한 일이다.
근데 녀석이 내게 줬던 능력, 씹창이 너무 탐이 난다.
내내 보이던 씹창은 내가 사정을 하자마자 사라졌는데 아무래도 저 귀신 새끼가 다시 거둬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 마냥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여기서 살면 제 능력을 줄게요. 저랑 팀을 이룹시다. 형님이 성관계 하는 모습을 주구장창 지켜보게 해주세요.]
역시 관음증이었다.
이 좆같은 새끼가 이제야 본성을 드러내는구나,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눌러 담고, 강희연을 향해 어깨를 으쓱 올렸다.
“전 여기가 마음에 드는데요.”
“에이, 귀신 붙었다니까.”
“저 그런 거 안 믿어요. 그리고 뭐 나오면 나오라고 하죠. 설마 저한테 뭔 짓을 하겠어요. 같은 남자끼리. 근데 저기…….”
“응?”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보이는 거 같은데요……”
괜히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귀신 쪽을 쳐다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팬티 바람으로 블라우스 단추를 채우던 그녀가 내 쪽으로 바짝 붙는다.
“아, 하지 마. 안 그래도 나 여기 올 때마다 무섭단 말이야.”
무섭다면서 섹스를 해?
나는 피식 헛웃음을 흘리고 장난이에요, 하고 말했다.
그건 그런데 흰 블라우스에 팬티만 입고 있는 모습을 보니 또 불끈 거리는 걸.
“한 번 더 해도 돼요?”
“또 하자고?”
“제가 원래 두 번째에 더 강해서.”
“무릎 아픈데……”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그녀 역시 싫지만은 않은 듯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성욕 A랭크의 고수답다.
뒤에서 보고 있는 귀신의 엄지손가락이 또 한 번 척 들어 올려졌다.
[형님 최고.]
큭큭, 미친, 볼 테면 봐라 이 새끼야.
앞선 관계로 자신감이 붙은 나는 좀 더 과감해졌다.
젖꼭지 빨아주세요, 스타킹 신을 발로 고추 비벼주세요, 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으며 숨겨왔던 욕망을 마음껏 분출했다.
장판 하나 덜렁 깔린 맨 바닥이었지만 우리는 서로의 체온을 이불삼아 또 한 번의 속궁합을 펼쳐나갔다.
그녀는 내 모든 요구조건에 순순히 응해줬고 자신의 절정 부분에서는 상스럽고 더티한 욕을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욕이라. 취향 한번 독특하네.
그런 쪽으로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나는 이 발정난 암캐야 라든지, 이 쒸발년 존나 맛있네 라든지, 더러운 창녀 같으니라고, 라는 식의 머릿속에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최대치의 상스럽고 더티한 말로 애드립을 쳐나갔다.
솔직히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건가 조금 걱정스럽긴 했지만 강희연은 그때마다 환희에 찬 표정으로 교성을 질러대며 더없이 만족스러워했다.
살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귀신 새끼도 세상 가장 행복한 얼굴로 딸딸이를 쳤다.
***
강희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결국 귀신이 붙은 집을 계약했고 이틀 뒤에 바로 이사를 마쳤다.
강희연은 끝끝내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다만 연락처를 먼저 물었을 뿐이다.
-우리 잘 맞는 거 같은데 가끔 만나서 스트레스나 풀자.
그녀가 내게 보낸 톡이었다.
이런 쿨한 여자가 다 있나.
이것이 바로 돌싱녀의 박력인가.
나는―좋죠 라고 답장해 주었다.
서로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배제된, 철저히 육체적 쾌락만을 위한 에로스적 관계가 성사된 것이다.
말로만 듣던 섹스 파트너.
가게에 월차를 내고 대충 집 정리를 끝낸 나는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 한 캔을 따며 귀신과 대화를 나눴다.
귀신의 이름은 ‘감성대’였다.
1년 반쯤 전에 이 집에 살던 세입자였고 사망당시 나이는 스물다섯 살이었다고 한다.
“왜 죽었냐.”
[술 먹고 화장실에서 비누를 밟았어요.]
“아……. 뇌진탕?”
[예. 병원에 빨리 갔으면 살았을 수도 있는데 혼자 사는 사람의 비극이죠. 형님도 조심하세요.]
“개새끼야.”
[근데 아직 형님 성함을 모릅니다.]
“성귀남이야. 귀할 귀에 사내 남.”
[하하하, 이름이 좀 거시기 하네요. 얼핏 들으면 성기 남 같아요. 하하하하.]
“너는 성감대라서 감성대냐?”
[어, 듣고 보니 그러네요. 우리 진짜 환상의 파트너인 듯.]
“근데 뭐하던 놈이었어. 스물다섯 살이면 학생?”
[아뇨. 대학 중퇴하고 강남 쪽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혹시 선수라고 아세요?]
“선수? 호빠 선수?”
[오, 아시네요.]
얼굴도 반반하고 비율도 좋은 것이 혹시 연예인 지망생이 아닐까 싶었는데, 호스트바 선수였구나.
“돈 좀 벌었냐? 얘기 들어보니까 잘 나가는 애들 빼고는 돈도 못 벌고 몸만 상하고 나온다는데.”
[나름 에이스였습니다. 아무래도 능력이 있다 보니까 초이스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쉬웠죠.]
“맞다, 그 씹창(이름 진짜……)이라는 거. 살아있을 때도 있었던 능력이야?”
[예.]
“어떻게 하면 그런 게 생기냐.”
[음, 저도 정확히는 모르는데 아마 중학교 때 생긴 것 같아요.]
“어느 날 갑자기?”
[얘기하자면 좀 긴데, 도덕선생님이 젊은 여자였어요. 뭐랄까 천박한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옷차림이 천박한 게 아니라 왜 그런 분위기 있잖아요.]
“알지, 알지. 싼티 나게 생긴 거?”
[예, 그거요. 도덕이라는 과목이랑은 안 어울리게 눈빛부터가 뭔가 야시럽고 음탕한 분위기를 풍겼어요.]
“좋았겠다. 우리 학교에는 그런 선생님 없었는데.”
[애들이 많이 좋아했죠. 저도 좋아했고요.]
“나도 싼티나게 생긴 여자 좋아해.”
[근데 일진애들이 저한테 그 선생님 수업 시간에 자위를 하라는 거 에요. 저 뺭셔틀이었거든요.]
“존나 다사다난한 인생이었구나. 그래서 했어?”
[셔틀 주제에 뭔 힘이 있나요.]
감성대는 그렇게 말한 뒤 하하하, 하고 웃는다.
미친놈. 쓸데없이 긍정적이다.
나는 그 상쾌한 웃음을 안주삼아 맥주 한 모금을 들이켰다.
“크으, 너 되게 밝구나.”
[인생 뭐 있습니까. 맞설 수 없으면 즐겨야죠.]
“씨발, 여선생 앞에서 딸딸이 치라는 걸 어떻게 즐기냐.”
[하하하, 그나마 남자 중학교라서 다행이지, 남녀공학이었으면 더 굴욕적인 짓을 당했을 지도 몰라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 걸렸어?”
[예. 사정하는 순간에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와서 딱 걸렸죠.]
“이 새끼 들으면 들을수록 대단하네. 사정까지 했다고?”
[진심으로 쳤거든요. 평소에 그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많이 쳐봐서 그런지 감정이입이 잘 되더라고요.]
“근데 우리 지금 씹창 얘기 하는 거 아니었냐? 그건 어떻게 생겼냐고.”
[아, 이제 나와요.]
감성대의 신음소리와 아이들의 키득거리는 소리를 들은 여선생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감성대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때까지 꿈틀거리고 있던 녀석의 고추에서 마지막 한 방울의 정액이 발사됐고, 그것이 여선생의 입술 위에 정통으로 묻었다.
여선생은 자기도 모르게 그것을 혀로 핥았다.
그리고 그 순간, 감성대는 어지러움을 느끼며 고추를 깐 상태로 정신을 잃었다.
[일어나 보니까 양호실이었어요. 제 기억상으로는 그때부터 씹창이 보인 것 같아요.]
“되게 비현실적인데?”
[형님이 귀신 보는 거는 뭐 현실적인가요.]
하긴, 귀신을 보는 거나 그거나.
“근데 그 선생님은 어떻게 됐냐. 엄청 충격 받았을 거 같은데.”
[아, 저랑 잤어요.]
“워매.”
[그 선생님이 저한테 품고 있던 성욕이 씹창에 떴어요. 학교 끝나고 개인적으로 면담 좀 하자고 하더니 차에서 제 고추를 빨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해버렸죠. 그게 제 첫 경험이었어요.]
“그게 몇 학년 땐데?”
[중2요.]
중2에 첫 경험을 한 것도 놀라운데 그 상대가 학교 선생이라니.
이래저래 대단한 새끼다.
지금의 외모 스펙이 어릴 적부터 유지돼 온 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은 뭐하시는 분이세요. 아까 통화하는 거 들어보니까 어디 식당에서 일하시는 것 같던데.]
“저기 산천삼거리 쪽 갈비집에서 일해.”
[립 서비스요?]
“어? 어떻게 알아.”
[거기 갈비집이 그거밖에 없잖아요. 예전에 한 번 가봤어요. 근데 그때는 형님 못 본거 같은데.]
“온지 얼마 안 됐어. 우리 사장님이 가게를 다섯 개 정도 갖고 있는데 왔다갔다 하 거든. 이쪽에서도 한 번 일해보라고 해서 옮겼지. 형 이번에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했다 새꺄.”
[갈비집인데 직급이 있어요?]
“어, 우리 가게는 일반 회사처럼 그렇게 불러.”
내가 고3때 처음 알바를 시작한 곳이 지금 사장님의 1호 가게였던 와인삼겹살집이었다. 그것이 연이 되어 벌써 15년 가까이 사장님의 점포를 오가며 일하고 있는 중이다.
남들 다 나오는 대학은 안 나왔어도 일찍 시작한 사회생활 덕분에 돈도 제법 모았고 지금은 회사에 다니는 친구 놈들이랑 비슷한 수준으로 연봉을 받는다.
물론 일반 회사보다는 근무시간이 길지만 지금의 삶에 후회나 불만은 없다.
사장님 밑에서 계속 일을 배우다가 마흔쯤에는 내 가게를 차리는 것이 꿈이다.
다만 한 가지 억울한 점이 있다면.
“근데 여자를 못 만나봤다.”
[알바생들끼리 많이 사귀지 않아요?]
“지금 일 하는 데는 어린 애들이 많아서 지들끼리 사귀는 것 같기도 한데, 내가 처음 일 한데는 또래 여자애들이 거의 없었거든. 여자라고 해봐야 이모들이고 남자들은 거의 유부남 형님들 밖에 없었어. 어릴 때부터 나이 많은 유부남들이랑 어울리다 보니까 맨날 업소만 다녔지 평범한 연애를 거의 못 해봤다. 그때는 그게 뭔가 멋있어보였는데 지금은 한으로 남네. 어휴…….”
[지금부터라도 만나면 되죠.]
“나도 그러고야 싶지. 근데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를 몰라. 연애라는 것도 다 때가 있고 시기가 있는 건데 한창 젊은 나이에 방석집만 다녔으니 뭘 아나. 마음만큼은 아직 20대 청춘인데 지금 가게에서도 완전 아재 취급 받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업소도 재미없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한 달에 한두 번 안마방에 가서 의무적으로 물이나 빼는 정도.
근데 그것도 귀찮아서 딸딸이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에이, 요즘 서른넷이면 아직 청춘이죠 뭐. 저희 마담 형은 마흔인데도 스무 살짜리 애들이랑 잘만 놀던데요?]
“선수랑 일반인이랑 똑같냐.”
[음, 그런 마음가짐은 좀 곤란합니다.]
“뭐가 곤란해.”
엄지손가락 끝을 살짝 깨문 감성대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형님이 보다 많은 여자랑 섹스를 해야 저도 좋거든요. 그게 형님한테 씹창을 준 이유인데…….]
“미친 새끼야. 너 관음증이지?”
[하하, 예. 중증이죠.]
너무 당당해서 화조차 나지 않는걸.
“어쩌다 그렇게 됐냐. 살아있을 때도 그랬어?”
[예. 워낙 어릴 때부터 할 거 다해봐서 그런가, 어느 순간부터 여자를 앞에 두고도 발기가 안 되는 거 에요. 20대 초반에 발기부전이라니,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녀석의 발기부전은 몇 개월간 지속됐다.
발기는 안 돼도 불타는 성욕만큼은 여전했기에 결국 우울증까지 왔다.
그러던 어느 날 호빠 선수들과 단골 아가씨가 모여 펜션으로 놀러가게 됐다.
거기서 한 녀석이 섹스를 하는 걸 우연히 보게 됐는데 몇 개월째 잠잠하던 똘똘이가 폭발적으로 일어섰다, 라는 것이 녀석이 관음증으로 빠져드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형님. 귀신까지 된 마당에 이제 제 삶의 낙이라고는 남이 섹스 하는 걸 보면서 딸딸이 치는 것밖에 없습니다. 형님이 힘을 내셔야 해요.]
“알았어, 새끼야. 니가 준 씹창만 있으면 걱정할 필요 없겠던데?”
[아뇨. 씹창이라고 해서 다 알려주는 건 아니에요.]
“엥?”
[‘나에 대한 호감도’가 C급 미만이면 정보가 다 안 떠요. 부동산 아줌마는 형님에 대한 첫인상이 좋아서 그 정도까지 뜬 거 에요. 근데 그 아줌마는 남자라면 다 좋아라 하는 스타일이었죠. 형님 솔직히 여자들한테 인기 없죠?]
“…….그냥 뭐, 먼저 고백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정도…….?”
내가 먼저 고백을 하면 좋은 오빠동생 사이로 남고 싶다는 둥, 좋은 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는 식의 말로 퇴짜를 맞았고.
[몇 명이랑 사귀어 보셨어요?]
“세 명.”
[아뇨. 한 번에 사귄 숫자 말고 지금까지 통틀어서요.]
“그러니까 세 명.”
[예에?]
녀석은 마치, 저는 오늘 아침식사로 개똥을 먹었습니다, 라는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고작 세 명밖에 안되느냐는 뜻이겠지.
[형님 연세가 서른넷인데…….]
“말했잖아. 연애는 별로 못해봤다고.”
[그럼 정식으로 사귄 거 말고 썸녀까지 합하면요?]
“야, 나는 그 썸이라는 게 뭔지 진짜 모르겠다. 사귀면 사귀는 거지 썸은 도대체 뭐냐?”
[음, 정식으로 사귀는 건 아닌데 할 거 다하는 사이? 아니면 사귀기 전의 꽁냥꽁냥한 단계를 말하기도 하고요.]
“모르겠다 나는. 원체 여자랑은 거리가 멀어서…….”
[제가 봐도 형님이 남자로서 매력 있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유머감각도 없어 보이고.]
이 새끼 과하게 냉철해서 주변 사람한테 상처 주는 스타일이구나.
“그래도 개그코드는 나름 넓은 편이다.”
[문제는 그걸 제대로 못 쓴다는 거잖아요.]
“그렇지. 친구들이 하면 존나 재밌는데 막상 내가 하면 되게 어색하더라고. 웃기지도 않고.”
[개그는 타이밍 싸움이니까요. 근데 제일 중요한 건 형님 스타일 자체가 구리다는 거 에요. 얼굴도 비호감형이고.]
“개새끼야.”
[여자들은 유머러스한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고 스타일 좋은 사람이 유머러스한 걸 좋아하는 겁니다.]
“그럼 나보고 뭘 어쩌라고. 다시 태어나?”
[아뇨, 옷만 잘 입어도 평타 이상은 쳐요. 남자든 여자든 헤어스타일하고 패션이 80%는 먹고 들어가니까요.]
뭔가 픽업아티스트한테 강의를 받는 기분이었다.
뭐, 호빠 선수도 픽업아티스트라면 아티스트지.
감성대가 공중으로 휙 날아오르며 말을 이었다.
[형님 옷장 보니까 엉망진창이던데 옷부터 사러 가요. 제가 코디해 드릴게요.]
“야, 그렇게 까지 해야 되냐?”
[보다 많은 여자와 섹스하기 싫으세요?]
“하고 싶지.”
[그럼 제 말대로 하세요.]
“어휴, 알았다. 근데 그 전에 가게부터 좀 들르자. 저녁장사 준비는 잘하고 있는지 보고 와야 돼.”
[그 가게는 형님 없으면 안 돌아가요?]
“아니, 그건 아닌데 분위기도 한 번 볼 겸.”
[그럼 저도 같이 가요.]
“엥? 너 지박령 아니었어?”
[지박령은 맞는데 조건부 지박령이에요.]
자신과 파트너십을 맺은 사람의 곁에 있으면 움직일 수 있다, 라는 게 녀석의 설명이었다.
시발 살다 살다 귀신하고 깜보를 맺다니.
섹스로 대동단결이로구나.
< 관음증이죠. 그것도 중증. > 끝
ⓒ bur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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